1206년부터 1526년까지 약 320년 동안 델리를 수도로 삼아 인도 아대륙의 광대한 영역을 다스린 5개 이슬람 왕조(노예 왕조, 할지 왕조, 투글루크 왕조, 사이이드 왕조, 로디 왕조)의 총칭입니다. 중앙아시아와 아프가니스탄을 거쳐 북인도로 진출한 무슬림 통치자들에 의해 세워졌으며, 인도 고유의 힌두 문화와 이슬람 문화가 융합되는 거대한 역사적 전환점을 이루었습니다.
델리 술탄국의 첫 번째 왕조인 노예 왕조는 구르 왕조 군주의 군사 노예(맘루크) 출신이었던 쿠트브 웃딘 아이바크가 건국했습니다. 중앙아시아 유목 초원 출신의 노예였지만 탁월한 무용과 지략으로 군사령관이 되었고, 마침내 북인도를 평정하고 스스로 술탄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그는 정복을 기념하기 위해 델리에 73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붉은 사암 탑인 쿠트브 미나르를 세웠는데, 이는 오늘날까지도 델리를 상징하는 위대한 건축 유산으로 남아 있습니다.
노예 왕조의 제3대 술탄 일투트미시는 무능한 아들들 대신 총명하고 용감한 딸 라지야 술타나(Razia Sultana)를 후계자로 지목했습니다. 1236년 왕위에 오른 라지야는 여성의 전통 복식인 베일을 벗어던지고 남성 군복을 입은 채 직접 말을 타고 군대를 지휘하며 정의롭게 나라를 다스렸습니다. 그러나 여성이 자신들을 지배하는 것을 용납하지 못한 보수적인 귀족들의 음모와 반란에 부딪혔고, 끝까지 용감히 맞서 싸우다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하며 전설로 남았습니다.
13세기 말부터 14세기 초, 유라시아 대륙 전체를 공포에 떨게 했던 몽골 차가타이 칸국의 대군이 수차례 인도를 침공했습니다. 그러나 할지 왕조의 강력한 군주 알라웃딘 할지는 막강한 철기병과 국경 요새망, 철저한 물가 통제 정책을 바탕으로 몽골군의 대공세를 연달아 격퇴했습니다. 이 덕분에 인도 아대륙은 몽골 제국의 파괴와 학살을 피하고 독자적인 문명을 보존할 수 있었습니다.
투글루크 왕조의 무함마드 빈 투글루크는 천문학, 수학, 철학에 능통한 천재적인 군주였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극단적인 정책으로 혼란을 불렀습니다. 1327년 남인도를 효과적으로 통제하겠다는 명분으로 델리의 모든 시민과 관리, 심지어 맹인과 동물까지 1,500km나 떨어진 남쪽 요새 도시 다울라타바드로 강제 이주시켰습니다. 찌는 듯한 더위 속에 수많은 사람이 길에서 목숨을 잃었고, 몇 년 뒤 남인도 통치가 여의치 않자 다시 델리로 돌아오라는 명령을 내려 막대한 희생과 원성을 샀습니다.
델리 술탄국은 100마리가 넘는 거대한 무장 전투 코끼리 부대를 결전 병기로 운용했습니다. 그러나 1398년 힌두쿠시산맥을 넘어 침공해 온 정복자 티무르가 불타는 짚을 얹은 낙타를 돌진시키는 기상천외한 계책을 쓰면서 코끼리들이 놀라 자멸했고, 델리는 함락되어 큰 약탈과 파괴를 겪었습니다. 이후 약화된 델리 술탄국은 1526년 파니파트 전투에서 바부르에게 패배하며 마침내 무굴 제국으로 교체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