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적인 삼국시대의 막은 184년, 부패한 후한 황실에 분노한 백성들이 일으킨 거대한 '황건적의 난'과 함께 올랐습니다. 온 나라가 혼란에 빠지자 각지의 영웅들이 군대를 이끌고 일어났고, 그중 유비, 관우, 장비 세 사람은 복숭아밭에서 형제의 의를 맺으며(도원결의) 백성들을 구하고 천하에 평화를 가져오겠다고 굳게 맹세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잔혹하고 탐욕스러운 동탁이 어린 황제를 인질로 잡고 폭정을 일삼았습니다. 이를 막기 위해 여러 제후들이 연합군을 결성했고, 호로관 전투에서는 유비 삼형제가 천하무적의 맹장 여포와 불꽃 튀는 대결을 펼쳤습니다. 결국 동탁은 암살당했지만, 제국은 힘을 가진 군벌들이 각자의 영토를 다스리는 춘추전국시대 같은 혼란에 빠져들었습니다.
수많은 장군들 중 가장 교묘하고 야심 찬 조조가 화북 지방의 패자로 떠올랐습니다. 무자비한 철학으로 적들을 제압한 그는 황제를 자신의 꼭두각시로 삼았습니다. 조조는 200년 관도대전에서 가장 거대한 적 원소의 식량 창고를 몰래 불태우는 천재적인 야습 작전으로 대승을 거두며 북쪽 지역을 완전히 장악했습니다.
한편, 아직 자신의 땅조차 갖지 못했던 유비는 세상을 바꿀 천재 전략가를 찾고 있었습니다. 그는 험한 산속 초가집에 숨어 살던 제갈량을 얻기 위해 세 번이나 직접 찾아가는 정성(삼고초려)을 보였고, 유비의 진심에 감동한 제갈량은 마침내 세상 밖으로 나와 전설적인 지략을 펼치게 됩니다.
208년, 조조는 천하를 뒤덮을 듯한 어마어마한 대군을 이끌고 중국을 완전히 통일하기 위해 남쪽으로 진격했습니다. 멸망의 위기 앞에서 유비는 동남쪽의 젊고 유능한 지도자 손권과 필사적인 동맹을 맺었습니다. 운명을 건 '적벽대전'에서 두 진영의 천재 참모들은 동남풍을 이용한 기막힌 화공 전술을 펼쳤고, 쇠사슬로 묶여있던 조조의 거대한 전함들을 붉은 잿더미로 만들어버렸습니다.
적벽대전의 기적적인 승리는 조조의 천하통일의 꿈을 산산조각 냈고, 중국 대륙이 완전한 셋으로 갈라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훗날 조조의 아들 조비가 황제 자리를 빼앗아 위나라를 세우자, 유비는 정통성을 잇겠다며 험준한 산맥 너머 촉나라를 세웠습니다. 손권 역시 풍요로운 강남 지방을 바탕으로 오나라의 황제가 되면서 본격적인 삼국시대가 열렸습니다.
하지만 이 팽팽한 균형은 오나라가 관우를 속여 죽이고 전략적 요충지인 형주를 빼앗으면서 깨지고 말았습니다. 동생을 잃은 슬픔에 분노한 유비는 복수를 위해 거대한 군대를 이끌고 쳐들어갔지만 이릉 전투에서 뼈아픈 대패를 당하고 곧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제 촉나라를 지키고 천하를 통일해야 하는 무거운 짐은 오직 충성스러운 승상 제갈량의 양어깨에 올려졌습니다.
선 황제 유비의 유언을 지키기 위해, 제갈량은 여섯 번이나 험난한 산맥을 넘어 거대한 위나라를 공격하는 비장한 '북벌'을 시작했습니다. 그는 위나라의 최고의 지략가 사마의와 숨 막히는 지혜의 대결을 펼쳤으나, 끝내 엄청난 과로로 쓰러져 오장원에서 눈을 감으면서 그의 원대한 꿈은 미완성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결국 천하 통일의 꿈을 이룬 것은 삼국지를 수놓았던 영웅들이 아니었습니다. 위나라의 권력을 빼앗은 사마씨 가문이 진나라를 세웠고, 그들은 힘이 빠진 촉나라를 점령한 뒤 280년에 거대한 수군을 이끌고 마지막 남은 오나라마저 항복시켰습니다. 이렇게 중국이 다시 하나로 합쳐지면서 100년에 걸친 영웅들의 전설적인 전쟁도 마침내 끝을 맺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