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0년, 서진은 오나라를 정복하며 마침내 천하를 하나로 통일했습니다. 무제 사마염은 정무에 힘썼으나, 통일 이후 점차 사치와 향락에 빠졌고 후계자 문제와 국경 안으로 들어온 유목 민족들에 대한 관리에 소홀했습니다.
사마염이 세상을 떠난 뒤, 그의 아들인 혜제 사마충이 뒤를 이었습니다. 하지만 혜제는 지적 능력이 현저히 부족하여 나라를 이끌어갈 능력이 없었습니다. 이로 인해 조정의 실권은 그의 아내인 가남풍 황후에게 넘어갔고, 그녀의 지나친 권력욕은 결국 황실 내부의 처절한 내분인 '팔왕의 난'으로 이어졌습니다. 16년 동안 황족들이 서로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싸우면서 나라는 황폐해졌고, 중앙 정부의 권위와 군사력은 바닥으로 떨어졌습니다.
이 틈을 놓치지 않고, 북쪽 국경 안에 정착해 살던 유목 민족들이 일어났습니다. 흉노족의 지도자였던 유원은 스스로 한나라의 후계자를 자처하며 독립을 선언했습니다. 이를 시작으로 서진의 통제력은 삽시간에 무너졌습니다.
311년, 유목 민족의 연합군이 수도 낙양을 함락시키고 혜제를 사로잡는 '영가의 난'이 일어났습니다. 5년 뒤인 316년에는 남은 거점이었던 장안마저 무너지면서 서진은 완전히 멸망했습니다.
살아남은 황족들과 소수 세력들은 양쯔강 너머 남쪽으로 피난을 떠나 건강(현재의 난징)을 수도로 삼아 동진을 세웠습니다. 반면, 화북 지역을 차지한 유목 민족들은 제각기 나라를 세우기 시작했는데, 이를 5호 16국 시대라고 부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