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주크 제국(1037~1194)은 오구즈 투르크의 크느크 부족에서 기원한 중세 튀르크-페르시아계 수니파 이슬람 제국입니다. 중앙아시아에서 출발하여 이란, 이라크, 시리아, 아나톨리아(오늘날의 튀르키예)에 이르는 광대한 영토를 다스리며, 느슨해져 가던 압바스 왕조를 보호하고 가톨릭 십자군 군대와 맞섰던 중동의 강력한 방패였습니다.
셀주크는 군사 권력을 장악한 실질적 최고 지배자인 '술탄'이 정치를 담당하고, 종교적 상징인 '칼리프'가 종교를 담당하는 이원 통치 체제를 확립하여 이슬람 세계의 질서를 재편했습니다. 특히 1071년 만지케르트 전투에서 비잔티움 제국을 상대로 완벽히 승리하면서 기독교 세력의 심장부와 같던 아나톨리아 반도에 튀르크인들이 자리 잡는 역사적 기틀을 마련했습니다.
제국의 족장인 셀주크에게는 신비로운 영웅 전설이 전해집니다. 그의 아버지 듀카크는 남다른 힘을 지녀 '쇠활'이라는 별명으로 불렸습니다.
셀주크가 태어났을 때, 부족의 우두머리가 그의 영웅적 기개를 시기해 해치려 하자 셀주크가 하늘을 향해 세 발의 신성한 화살을 쏘아 올려 신의 보살핌을 암시하고 부족원들을 거느린 채 이란 지역으로 이주하여 이슬람으로 개종해 제국의 기초를 닦았다고 합니다. 또한 2대 술탄인 알프 아르슬란은 만지케르트 결전을 앞두고 흰옷을 입으며 '이것이 나의 수의(장례용 옷)다'라고 선포하고 말꼬리를 묶고 싸워 대승을 거두었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