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신령한 까치와 백두산의 후예들
만주족에게는 백두산(장백산) 부근의 아름다운 불호리 호수에서 전해 내려오는 건국 신화가 있습니다. 하늘에서 내려온 세 선녀가 목욕을 하던 중, 신령스러운 까치 한 마리가 날아와 붉은 열매를 막내 선녀 포쿨룬의 옷 위에 떨어뜨렸습니다. 그 열매를 먹고 잉태한 포쿨룬이 사내아이를 낳았으니, 그가 바로 청나라 황실인 아이신교로(애신각라) 가문의 시조 '부쿨리 용숀'입니다. 그는 지혜와 용맹으로 서로 싸우던 부족들을 평정하고 백성들의 지도자가 되었다고 전해집니다.
팔기군 - 팔기제는 17세기 초 여진족의 지도자 누르하치가 사냥 조직인 니루를 바탕으로 창설한 군사 및 행정 제도입니다. 백성들을 황·백·홍·남 네 가지 색의 깃발과, 테두리를 두른 네 가지 깃발 등 총 8개의 부대(팔기)로 조직하여 평소에는 농사와 목축을 하고 전쟁이 나면 즉시 군대로 출병하도록 했습니다.팔기군은 강력한 규율과 뛰어난 기마 궁술을 자랑하는 최정예 부대로, 명나라와의 전투에서 연전연승을 거두는 핵심 전력이 되었습니다. 이후 몽골 부족을 흡수한 몽골 팔기와 한족 항복 군인들로 구성된 한군 팔기가 추가되어 다민족 제국 청나라를 지탱하는 거대한 군사적 기둥으로 발전했습니다.과 대륙의 정복
17세기 초, 여진족의 영웅 누르하치는 분열되어 있던 부족들을 하나로 통합하고 사냥 조직에서 유래한 독창적인 군사·행정 조직인 팔기제(八旗制)를 창설했습니다. 강력한 기동력과 규율을 갖춘 팔기군은 사르후 전투에서 명나라 - 1368년 태조 주원장이 몽골의 원나라를 축출하고 한족의 통일 제국을 재건한 동아시아의 대제국입니다. 대군을 격파하며 만주 일대를 완전히 장악했습니다. 누르하치의 아들 홍타이지는 1636년 국호를 '대청(大淸)'으로 바꾸고 스스로 황제라 칭했으며, 몽골 부족들을 통합하고 조선 - 1392년 태조 이성계가 건국하여 500여 년간 유교 문화와 과학 발전, 한글 창제를 이룩한 한반도의 왕조입니다.을 굴복시켜 배후의 위협을 없앴습니다.
산해관 - 산해관(山海關)은 중국 허베이성 친황다오시에 자리 잡은 만리장성 동쪽 끝의 핵심 요새 관문입니다. 북쪽으로는 험준하게 솟아오른 옌산(연산)산맥이 가로막고, 남쪽으로는 출렁이는 발해(보하이해) 바다가 펼쳐져 있어, 산과 바다 사이의 좁은 평지 회랑을 가로막는 천혜의 요충지로서 '천하제일관(天下第一關)'이라 불렸습니다.장성은 북쪽 산맥 능선에서 내려와 사각형의 거대한 산해관 본성과 옹성을 거친 뒤, 남쪽 해안가 백사장을 가로질러 바닷속으로 파고드는 '노룡두(老龙头, 늙은 용의 머리)'까지 빈틈없이 이어집니다. 만주에서 수도 베이징으로 진입하는 유일한 관문이었기에, 명나라는 이곳에 최정예 관녕기병과 대포를 집중 배치하여 최후의 방어선으로 삼았습니다.1644년 이자성의 농민 반란군이 베이징을 함락시키자, 산해관을 지키던 명나라 최고 사령관(총병) 오삼계는 만리장성의 빗장을 열고 청나라의 실권을 쥐고 있던 섭정왕 도르곤이 이끄는 팔기군을 끌어들였습니다. 이로써 청군은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산해관을 통과해 중원으로 물밀듯이 진격하며 대제국 수립의 결정적인 발판을 마련했습니다.을 넘어 중원의 주인이 되다
1644년 농민 반란군 이자성에 의해 명나라가 멸망하자, 산해관을 지키던 명의 장수 오삼계의 협력으로 청군은 만리장성 - 중국의 역사적인 북방 국경을 따라 유라시아 초원의 다양한 유목 세력의 침공을 막아내기 위해 오랜 세월에 걸쳐 축조된 거대한 성곽 방어선입니다. 춘추전국시대부터 진나라, 한나라, 그리고 명나라에 이르기까지 2천 년이 넘는 세월 동안 계속해서 건설 및 보수되었습니다. 이 거대한 성벽에 얽힌 가장 유명한 민담으로 '맹강녀의 전설'이 전해져 내려옵니다. 진나라 시기 가혹한 강제 노역에 동원되어 장성을 쌓다 숨진 남편의 소식을 들은 아내 맹강녀가 슬픔에 겨워 장성 밑에서 며칠 밤낮을 울부짖자, 그녀의 눈물과 통곡에 하늘이 감복하여 장성 수백 리가 순식간에 무너져 내리고 그 아래 묻혀 있던 남편의 유골이 드러났다는 슬픈 이야기입니다. 만리장성은 거대한 문명의 방벽이자, 그 성벽을 쌓아 올리기 위해 희생된 수많은 민초들의 눈물이 서려 있는 복합적인 유산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을 넘어 북경에 무혈입성했습니다. 섭정왕 도르곤과 어린 순치제는 한족 관료들을 등용하고 전통 유교 문화를 존중하는 유화책을 펼쳐 중원의 민심을 수습했습니다. 이어 강희제, 옹정제, 건륭제로 이어지는 130여 년간의 전성기(강건성세) 동안 청나라는 대만, 티베트, 신장, 몽골을 모두 복속시키며 중국 역사상 손꼽히는 광대한 판도를 완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