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 혜제 사마충은 서진을 세운 사마염의 아들로, 어릴 적부터 지적 능력이 현저히 부족하여 나라를 다스릴 재목이 아니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후계자 자리를 둘러싼 혼란을 걱정한 아버지 사마염의 고집으로 황제 자리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그가 황제였던 시절, 천하에 큰 흉년이 들어 백성들이 굶어 죽고 있다는 보고가 올라오자 '백성들에게 곡식이 없으면, 어찌하여 고기 죽(호말어육)을 먹지 않는가?'라고 되물었다는 유명한 일화가 전해집니다. 백성들의 삶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던 이 발언은 오늘날까지도 권력자의 무능을 나타내는 대명사로 쓰입니다.
그와 관련된 또 다른 유명한 이야기는 개구리 울음소리에 관한 것입니다. 황궁 정원에서 개구리들이 울어대자, 혜제는 곁에 있던 신하들에게 '저 개구리들은 자신들을 위해서 우는 것인가, 아니면 나라를 위해서 우는 것인가?'라고 물었다고 합니다. 나라가 무너져가는 긴박한 상황에서 던진 이 천진난만하면서도 엉뚱한 질문은 그가 황제로서의 책임감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음을 상징하는 전설적 이야기로 남았습니다.
그의 죽음 또한 평생을 휘둘렸던 삶만큼이나 처참했습니다. 307년, 팔왕의 난에서 최종적으로 승리한 동해왕 사마월에 의해 독살당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당시 사마월은 혜제가 먹는 떡에 독을 타서 그를 살해했다고 하며, 이로써 혜제는 16년 동안 지속된 지독한 내전 끝에 허망한 일생을 마감하게 되었습니다. 그가 죽고 난 뒤 서진 왕조는 구심점을 잃고 급격히 멸망의 길로 접어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