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572년, 유스티누스 2세가 전임 황제 시절 맺었던 굴욕적인 평화 조약을 파기하고 호스로 1세에 대한 공납을 전격 거부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비잔티움의 초기 공세는 실패로 돌아갔고, 573년 동방 방어의 핵심인 다라 요새가 사산 제국에 함락되는 참사를 맞았습니다. 다라는 메소포타미아 국경에서 인근 니시비스를 견제하고 동방 군단의 핵심 보급로를 지키던 비잔티움 최대급 전략 요새였습니다. 이 시기에 유스티누스 2세는 심각한 정신 질환이 발병하여 통치 불능 상태에 빠졌고, 결국 티베리우스 2세가 섭정으로 나서야 했습니다.
티베리우스 2세와 유능한 장군 마우리키우스의 지휘 아래 비잔티움군은 전열을 정비하고 전선을 안정시켰습니다. 이후 전쟁은 메소포타미아와 아르메니아 국경을 오가며 일진일퇴의 공방전으로 흘러갔습니다. 586년 비잔티움의 신임 총사령관 필리피쿠스는 솔라콘 전투 에서 사산 제국 기병대의 식수 보급로를 끊는 전술로 대승을 거두었습니다. 이 귀중한 승리로 비잔티움군은 바닥에 떨어졌던 사기를 크게 진작시켰고, 메소포타미아를 향한 사산 제국의 대규모 추가 공세를 꺾어 전방 방어선을 굳건히 지켜냈습니다. 하지만 양측 모두 이 전쟁을 끝낼 만한 결정타를 날리지는 못한 채 지루한 소모전은 계속되었습니다.
지지부진하던 전쟁의 판도는 사산 제국 내부의 내분으로 급변했습니다. 590년, 명장 바흐람 추빈이 반란을 일으켜 호르미즈드 4세를 폐위하고 왕위를 찬탈한 것입니다. 호르미즈드의 아들 호스로 2세는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적국인 비잔티움으로 망명하여 마우리키우스 황제에게 도움을 호소했습니다.
마우리키우스는 이를 전쟁을 끝낼 절호의 기회로 여겼습니다. 그는 영토 양도를 조건으로 호스로 2세를 지원하기로 결정했고, 591년 비잔티움-사산 왕당파 연합군은 바흐람 추빈을 격파하여 호스로를 왕위에 복귀시켰습니다. 약속대로 호스로 2세는 다라와 마르티로폴리스, 그리고 아르메니아와 이베리아의 대부분을 비잔티움에 넘겨주었습니다. 이로써 비잔티움 제국은 동방 국경을 전례 없이 확장하며 20년 전쟁의 최종 승자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