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르 제국의 제2대 황제 (파디샤)
"국가의 법률과 황제의 명령 앞에서는 왕족도 평범한 군졸과 다름이 없어야 한다."— 특권을 요구하던 아프간 부족 영주들의 반발을 진압하며 선포한 엄정한 법치주의
이슬람 샤 수리(1507년 ~ 1554년, 본명: 잘랄 칸)는 수르 제국의 제2대 황제(파디샤)로, 아버지 셰르 샤 수리의 갑작스러운 서거 후 제국을 물려받아 엄격한 군율과 법치로 북인도의 안정을 9년간 굳건히 지켜낸 군주입니다.
이슬람 샤는 셰르 샤의 둘째 아들이었으나, 형 아딜 칸보다 군사적 재능과 결단력이 뛰어나 장군들의 추대를 받아 1545년 황제로 즉위했습니다. 즉위 직후 아프간 부족 영주들의 반란을 과감하게 진압하고 황실의 권위를 확립했습니다. 그는 아프간 전통의 느슨한 부족 연합 체제를 탈피하여, 모든 군대를 국가에서 직접 급여를 지급하는 상비군으로 개편하고 황제의 칙령(파르만)을 절대적인 국법으로 정착시켰습니다.
이슬람 샤는 카불을 거점으로 재기를 노리던 후마윤의 움직임을 예리하게 감시하며 북서 변경을 철통같이 방어했습니다. 또한 출신 성분에 얽매이지 않고 재능 있는 인재를 과감히 발탁했는데, 이때 소금과 초석을 팔던 평범한 힌두 상인 헤무의 천재성을 알아보고 그를 시장 감독관과 군수 책임자로 파격 발탁했습니다. 헤무는 훗날 이슬람 샤의 신임 속에서 수르 제국 최고의 명장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1554년 이슬람 샤는 심각한 종기 질환이 악화되어 47세의 나이로 글와리오르에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가 세상을 떠나자마자 열두 살의 어린 아들 피루즈 샤가 외삼촌 아딜 샤 수리에게 암살당했고, 제국은 왕위를 노리는 세 명의 수르 왕족들(아딜 샤, 이브라힘 샤, 시칸다르 샤)로 쪼개져 참혹한 내전에 휩싸였습니다. 이 치명적인 권력 공백을 틈타 페르시아의 지원을 받은 후마윤이 인도로 진격하여 델리를 수복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