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세기 말, 찬란했던 당나라는 극심한 혼란에 빠져 있었습니다. 정부의 가혹한 소금 전매제와 잇따른 대흉년은 백성들을 절망으로 몰아넣었습니다. 874년, 소금 밀매 상인이었던 왕선지와 황소가 마침내 반란의 깃발을 올렸습니다. 굶주림에 지친 농민들과 무장한 밀매업자들이 구름처럼 모여들었고, 이들은 거대한 파도처럼 중국의 남부와 중부를 휩쓸었습니다.
880년, 반란군은 마침내 당나라의 부도인 낙양을 점령하고 이어 수도 장안까지 함락시켰습니다. 당 희종은 조상인 현종이 그러했듯 험준한 사천 땅으로 비참하게 피난을 떠나야 했습니다. 장안을 차지한 황소는 스스로 새로운 나라인 '대제국(대기국)'의 황제 자리에 올랐지만, 그의 통치는 매우 잔인했으며 백성들의 지지를 얻는 데 실패했습니다.
당나라 조정은 사타족의 용맹한 장군 이계용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온통 검은 옷을 입은 이계용의 '까마귀 군대'는 반란군을 압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반란군 측에서도 중대한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황소의 가장 신임을 받던 부하 중 한 명으로, 여러 전투에서 큰 공을 세웠던 주전충이 전세가 불리해지자 당나라에 항복한 것입니다. 882년, 주전충은 동주(통저우)를 지키던 중 황소가 자신을 감시하기 위해 보낸 감시관을 죽이고 당나라에 투항했습니다. 당 희종은 크게 기뻐하며 그에게 '완전히 충성스럽다'는 뜻의 '전충'이라는 이름을 하사했습니다. 가장 믿었던 장수의 배신과 이계용의 강력한 공격으로 황소의 세력은 급격히 무너졌습니다. 결국 884년, 황소는 도망치던 중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습니다.
하지만 반란이 끝났어도 당나라는 예전의 힘을 되찾지 못했습니다. 나라의 실권은 이미 각 지방의 군사 지도자인 '절도사'들이 쥐고 있었고, 그중 가장 힘이 센 인물은 이제 당나라의 장군이 된 주전충이었습니다. 주전충은 경쟁자들을 차례로 제거하고 환관들을 몰살하며 장안의 권력을 완전히 장악했습니다. 907년, 주전충은 당나라의 마지막 황제를 몰아내고 스스로 '후량'을 세웠습니다. 이로써 300년의 역사를 가진 당나라는 완전히 멸망했고, 중국은 여러 나라가 세워져 끊임없이 싸우는 5대 10국의 혼란한 시대로 접어들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