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왕(본명 고원)은 고구려 평원왕의 장남으로 태어나 590년에 왕위에 올랐습니다. 그가 즉위했을 당시 중국에서는 수나라가 분열된 대륙을 통일하고 거대한 힘을 바탕으로 동쪽으로 세력을 넓히기 시작한 위태로운 시기였습니다.
영양왕은 수나라의 위협을 미리 감지하고 매우 대담한 선택을 내렸습니다. 598년, 그는 고구려의 든든한 연맹이자 용맹한 기병이었던 말갈족 군사 1만 명을 거느리고 수나라의 국경 지역인 요서 지역을 먼저 공격하는 강수를 두었습니다. 이 사건에 분노한 수 문제가 대규모 군대를 이끌고 고구려를 처음 침공하게 됨으로써 긴 전쟁의 서막이 올랐습니다.
그는 재위 기간 내내 수나라의 네 차례에 걸친 파상공세를 모두 막아냈습니다. 특히 을지문덕과 같은 유능한 장수를 믿고 중용하여 612년 살수대첩의 위대한 승리를 이끌어냈으며, 철옹성 같은 요동의 방어 체계를 구축하여 제국의 자존심을 지켰습니다.
수십만, 수백만의 대군이 몰려오는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도 영양왕은 결코 굴복하지 않았습니다. 때로는 외교적인 제스처를 취해 적을 안심시키면서도 속으로는 전쟁에 대비하는 치밀함을 보였으며, 그의 끈질긴 저항은 결국 수나라가 37년 만에 멸망하는 결정적인 원인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