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다르크는 프랑스 북동부 돔레미의 농가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녀가 자라던 시기, 프랑스는 사상 최악의 위기에 빠져 있었습니다. 이전 왕인 샤를 6세가 심각한 정신병을 앓는 틈을 타 영국이 강제로 '트루아 조약'을 맺었고, 이 때문에 원래 왕이 되어야 할 왕세자 '도팽 샤를'이 쫓겨나고 영국의 갓난아기 왕(헨리 6세)이 프랑스의 왕자리를 차지해버린 상태였습니다. 13살 무렵, 잔다르크는 성 미카엘 등 성인들의 목소리를 듣기 시작했으며, 그들이 잉글랜드를 몰아내고 억울하게 쫓겨난 도팽 샤를을 진짜 왕으로 만들라는 신의 계시를 내렸다고 굳게 믿었습니다. (도팽은 프랑스의 왕세자를 부르는 칭호입니다.)
평범한 시골 소녀가 하루아침에 장군이 된 것은 아닙니다. 그녀는 근처 경비대장을 찾아가 도팽 샤를에게 데려가 달라고 끈질기게 졸랐고, 영국의 군사 작전 결과를 정확히 예측해 내면서 마침내 신뢰를 얻었습니다. 궁정에 도착한 잔다르크는 당시 왕위에 오르지 못하고 우울증에 빠져 있던 도팽 샤를과 단둘이 비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이때 그녀가 오직 신과 자신만이 아는 속마음(기도 내용)을 정확히 짚어내자, 도팽 샤를은 크게 감명받고 그녀에게 군대를 맡기게 됩니다.
흰 갑옷을 입고 깃발을 든 잔다르크는 뒤에서 지휘만 하지 않고 항상 맨 앞장서서 돌격했습니다. 오를레앙 전투에서는 어깨에 영국군의 화살이 깊숙이 박히는 큰 부상을 입었지만, 직접 화살을 뽑아내고 피를 흘리며 다시 전쟁터로 달려 나갔습니다. 이 엄청난 투혼을 본 프랑스 군인들은 '성녀가 우리와 함께한다!'며 기적 같은 용기를 내어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승리의 기세를 몬 잔다르크는 프랑스 왕들의 전통적인 대관식 장소이자 당시 적의 영토 깊숙이 있던 '랭스 대성당' 지역까지 진격해 수복하는 데 성공합니다. 덕분에 도팽 샤를은 랭스 대성당에서 정식으로 왕관을 쓰고 '샤를 7세'로 즉위하며 비로소 진짜 왕으로 굳게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1430년, 잔다르크는 부르고뉴군에게 사로잡혀 잉글랜드 측에 돈을 받고 팔려 갔습니다. 잉글랜드는 그녀를 단순한 전쟁 포로로 죽이면 순교자가 될 것을 우려해, 그녀를 이단이자 마녀로 몰아가는 정치적인 재판을 열었습니다. 특히 여성이 남자의 옷(갑옷)을 입는 것이 불법이라는 억지 이유를 들어, 그녀는 1431년 19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화형에 처해졌습니다. 하지만 25년 뒤 열린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며 명예를 회복했고, 1920년에는 가톨릭 교회에 의해 공식적으로 성인으로 추대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