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경은 다리가 불편한 장애가 있었음에도 뛰어난 전술로 이름을 날린 북조 출신의 장군입니다. 그는 북위와 동위에서 활약하며 공을 세웠으나, 오직 자신의 이익과 생존을 위해 배신을 서슴지 않는 기회주의자로 악명이 높았습니다. 북조의 권력 다툼에서 밀려 처벌받을 위기에 처하자, 그는 군대를 이끌고 양쯔강을 건너 남조의 양나라로 투항하여 무제 소연의 품에 안겼습니다.
548년, 자신을 따뜻하게 대해준 양나라 무제를 배신하고 '후경의 난'을 일으켰습니다. 북조의 전투 방식에 익숙하지 않았던 양나라 군대는 속수무책으로 무너졌고, 후경은 곧 수도인 건강(난징)을 포위했습니다. 이 공성전은 역사상 가장 끔찍한 기록 중 하나로 남아있는데, 성 안에 갇힌 수십만 명의 백성과 귀족들이 굶주림과 전염병으로 떼죽음을 당했습니다. 결국 건강을 함락시킨 후경은 황제를 유폐시켜 굶겨 죽이고, 남조의 화려한 귀족 사회를 철저히 파괴했습니다.
그의 광포한 천하는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551년 스스로 '한(漢)'나라의 황제를 자처하며 왕위에 올랐으나, 곧 양나라 지방군대의 반격으로 패배하고 도망치던 중 살해되었습니다. 그의 최후는 매우 처참했는데, 평소 그를 증오하던 건강의 백성들이 거리에 전시된 그의 살점을 떼어먹었을 정도였다는 설화가 전해집니다. 후경의 난으로 인해 남조의 경제와 군사력은 완전히 붕괴되었으며, 이는 훗날 수나라가 손쉽게 남조를 정복하는 배경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