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나라 무제 소연은 남조의 왕조 중 하나인 양나라를 건국한 인물로, 매우 지구력이 강하고 학문과 예술에 조예가 깊은 군주였습니다. 폭정으로 얼룩진 남제를 무너뜨리고 양나라를 세운 그는 강남 지역에 오랜만에 평화와 번영을 가져왔습니다. 그는 유교 경전은 물론 시와 서예에도 능통했으며, 그의 궁정에는 아시아 전역에서 수많은 학자와 예술가들이 모여들어 당시 수도였던 건강(난징)은 세계에서 가장 크고 화려한 도시 중 하나로 불렸습니다.
무제의 통치 후반기를 관통한 것은 불교에 대한 지독한 헌신이었습니다. 그는 살생을 멀리하고 수시로 불교 교리를 강연하여 '황제보살'이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특히 그는 몇 차례나 황제의 자리를 비우고 스스로 사원의 노비가 되겠다며 '사신(捨身)'을 선언했는데, 그때마다 대신들이 막대한 금을 사찰에 시주하며 웃돈을 주고 황제를 다시 궁으로 모셔와야 했던 기상천외한 일화들이 전해집니다.
그러나 이러한 평화는 북조에서 투항해 온 장군 후경을 받아주면서 파국으로 치달았습니다. 548년 후경이 반란을 일으키자 양나라는 순식간에 혼란에 빠졌고, 수도 건강은 적군에게 포위되었습니다. 80세가 넘은 고령의 무제는 궁궐 안에 갇혀 먹을 것조차 공급받지 못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기록에 따르면, 한때 천하를 호령하던 황제는 기력이 다해 목이 마르다며 꿀물을 찾았으나 결국 구하지 못하고 쓸쓸히 굶어 죽었다고 전해집니다. 이 비극적인 죽음은 남조가 쇠퇴의 길로 접어드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습니다.